미국, 경제성장 바닥을 기는 와중에 기업 실적 고공행진하는 이유는?…트럼프 약발은 없어

입력 2017-05-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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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7%로 3년 만에 최저치…해외시장 강한 성장세가 기업 실적 호조 이끌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S&P500기업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추이. 노란색: GDP (1분기 0.7%) / 파란색: EPS (12.7%). 출처 CNBC

미국 경제성장이 바닥을 기고 있지만 기업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뉴욕증시는 그의 감세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정책이 미국 경제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0.7%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런 낮은 성장률은 이제 막 취임 첫 100일을 보낸 트럼프 약발이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해외시장의 강한 성장세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종목 가운데 약 60%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매출에서 해외시장 비중이 절반 이상인 기업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9% 늘었다. 이는 내수가 위주인 기업보다 두 배 달하는 성장세라고 CNBC는 강조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느리게 성장하는 가운데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CNBC는 지난 1분기 S&P500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12.7%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미국 GDP 성장률과의 차이도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어닝스카웃의 닉 라이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이외 다른 지역의 성장이 기업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며 “S&P500기업 총매출의 46%는 해외시장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경제국이지만 성장은 정체돼 있다. 반면 세계 나머지 국가들은 경기회복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중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당시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일본은 0.4%, 영국은 0.5%로, 역시 종전보다 전망치를 0.1%포인트 높였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월 당시의 3.4%에서 3.5%로 높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글로벌 경기 하강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성장률을 낮췄는데 올해는 경기회복 자신감이 더욱 커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유가를 포함해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중국이 제조업과 수출에서 서비스업으로 경제초점을 전환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리스크를 키웠다. 그러나 올해는 원자재 시장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고 중국 경기 경착륙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면서 중국시장 비중이 큰 기업과 원자재 기업의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건설기계업체 캐터필러는 지난 1분기 매출 증가율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특히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장비 판매가 중국 부동산시장 호황 영향으로 12% 증가하면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캐터필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아ㆍ태 판매가 2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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