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선물 보따리 들고 푸틴 만나…“北 도발 자제 위해 공조키로”

입력 2017-04-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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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정사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핵 문제 대응 방안과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 섬 반환 문제를 논의했다고 2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전날 아베 총리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대통령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3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양국 정상은 4개월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했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다자회의장이나 러시아 남부 소치 등에서 총 17차례 회담을 했으나 모스크바를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둘러싸고 동북아시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이날 3시간의 전체 회담 중 1시간 가까이 통역만 대동한 채 1대1 회담을 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과 러시아가 긴밀히 협력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하도록 하고, 추가 도발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베 총리는 미국과 함께 진행한 북한 압박 정책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공감, 연대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아베 총리가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북한과) 침착하게 대화를 지속해야 하며 6자 회담 재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북한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다음 달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 나선 경제특구를 잇는 정기항로를 신설해 만경봉호를 취항시킨다. 만경봉호는 일본 정부가 독자 경제 제제의 일환으로 일본 입항을 금지한 배다. 한·미·일이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에 강력 제제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미온적 태도는 대북 압박 정책에 허점으로 지적돼 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또 푸틴 대통령과 일본이 귀속을 목표로 하는 북방영토 4개 섬에서의 공동 경제활동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내달 중 관계 부처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북방 4개 섬에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선물 보따리도 풀어놨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제안한 8개 항목에 대한 경제 협력 계획과 관련해 민간 경제 협력 29건의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만 미쓰이물산이 제약사 아트팜에 200억엔 출자를 결정했다. 또한 유도와 호랑이를 좋아하는 푸틴 대통령을 위해 메이지 시대 일본 유명화가가 그린 호랑이 족자를 선물했다. 아베 총리는 “유도장에 이 그림을 걸어놓고 일본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막부 시대 러시아를 방문한 일본 사절단과 러시아 영사관 모습이 담긴 판화를 아베 총리에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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