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통합 당론에 반대, 홍준표 ‘보수 대통합’도 시큰둥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정당이 심야 의원총회 끝에 내세운 보수진영 ‘3자 단일화’ 추진이 조기에 흐지부지되고 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 회심의 카드로 부상한 단일화론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외면 속에 힘이 빠진 모양새다.
앞서 바른정당은 전날 새벽 의총을 마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3자 ‘원샷 단일화’ 논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역시 “이번 주 안에 보수 대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보수진영 단일화에 힘을 보탰다. 반면 “이념과 정체성이 달라 국민의당과는 (단일화를)안 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단일화 논의는 전날 저녁 치러진 JTBC 대선후보 4차 TV토론을 기점으로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TV토론회 이후 3자 단일화는 물론 양자 단일화조차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3자 단일화를 주장한 바른정당과 달리 유승민 대선후보는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후보는 “저는 단일화하지 않는다”며 후보 동의 없는 단일화가 있을 수 없다고 완주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보수 대통합’을 거론했던 홍준표 한국당 후보 역시 “나는 생각도 없는데”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고, 바른정당과의 양자 단일화에 대해서는 “(유 후보가) 안 하려고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결국 시기가 시기인 만큼 대선후보가 당론을 앞지르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 남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5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선거 막바지에 판세 변화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상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 문 후보와 양자 대결 구도에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문재인 후보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이른바 ‘원샷 단일화’라고 하지만 ‘원샷 독배’로 끝나고 말 것”이라며 “권력욕 때문에 적폐세력과 손을 잡는 건 대선 후 공중분해 되는 것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