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캐나다산 소프트우드 목재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단독주택 건설 등에 사용되는 캐나다산 소프트우드 목재에 대해 불법 보조금 지원을 이유로 상계관세 부과 예비 판정을 내렸다.
결정문에 명시된 업체들에 대해서는 3~24%의 관세가 각각 부과됐으며 이름이 나오지 않은 캐나다 업체에는 세율이 20%로 적용됐다.
미국 목재 생산업체들은 캐나다 경쟁사들이 주 정부 소유 토지에서 낮은 사용료를 내고 벌목해 부당한 가격 경쟁력을 취했다고 비판해왔다. 미국 목재 생산업체를 대표하는 미국목재협동조합의 캐머런 크라우스 수석 부사장은 “미국 상무부의 이날 결정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미 상무부의 결정에 앞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에 올해 미국 목재 가격이 크게 뛰었다. 목재 선물 가격은 올 들어 지금까지 25% 상승했으며 한때 12년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에 52억8000만 달러(약 5조9595억 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는데 목재와 유제품을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우리는 캐나다 측과 합의하려 했지만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무장관과 짐 카 자원장관은 공동 성명에서 “정부는 캐나다 목재업계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는 불공정하고 부당한 무역행위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관세 부과로 신규주택 건설비용이 뚜렷하게 늘어나 미국과 캐나다 경제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목재 부문에서 수십년 간 해묵은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 결정이 비록 예비 판정이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지금 조치로도 캐나다산 목재 수입을 꺼리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초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고 풀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산 목재와 유제품에 대해 비판 어조를 더욱 강화했다. 로스 장관은 “목재 분쟁은 NAFTA의 결점을 보여준다”며 “미국산 유제품이 캐나다로 수출되는 것은 제한을 받고 있지만 캐나다는 미국에 목재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NAFTA는 만족스러운 협정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