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일삼는 행동주의주주도 협박을 당한다?...엘리엇 폴 싱어 CEO에 무슨 일이

입력 2017-04-21 09:13수정 2017-04-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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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매니지먼드의 폴 싱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미국 유명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한 통의 편지와 함께 의문의 선물을 받았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지난주 엘리엇의 등쌀에 밀려 사임한 항공우주부품업체 아르코닉의 클라우스 클라인펠드 전 CEO였다.

클라인펠드 전 CEO는 지난 11일 보낸 편지에서 “친애하는 싱어에게, 지난 18개월 동안 우리는 당신 회사의 다양한 대표자들을 수 차례 만나 끝없는 기쁨과 독특한 관심을 즐겼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만족할 만한 기쁨을 얻지 못했다”면서 엘리엇의 주주행동주의를 비꼬았다. 이어 그는 “나는 (엘리엇과 같은) 회사의 창업자는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자주 궁금했었다”면서 자신의 독일 고향 지인들로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축구 경기가 끝나고 수 차례 분수대 앞에서 싱어 CEO가 ‘싱잉 인 더 레인’을 부르는 “전설적인(legendary)” 행위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또 “내가 미국 인디언 원주민 깃털 머리 장식을 발견할 수 있다면 내가 당신의 중요한 추억의 한 부분을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편지와 함께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식 축구공을 싱어에게 선물로 보냈다.

12일 해당 편지를 받은 싱어 CEO는 즉시 클라인펠드가 보낸 것인지를 확인하고 편지 사본을 공개했다. 엘리엇의 법률자문인 리차드 자벨은 클라인펠드의 행동이 엘리엇에 겁을 주기 위한 “위협”이라면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며 특히 상장사의 CEO가 위임장 대결 중에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더더욱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클라우스 클레인필드 전 아르코닉 CEO. 사진=블룸버그

독일인 출신인 클라인펠드는 서툰 영어로 문장을 이어갔지만 편지 내용은 그야말로 빈정거림과 모호한 협박이 담겨있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변호사 출신인 싱어는 축구 광팬으로 유명하다. 싱어는 2006년 월드컵 당시 가족여행 차 베를린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 엘리엇을 세운 싱어는 최근 광산업체 BHP빌리턴과 네덜란드 페인트 제조업체 아크조노벨, 한국의 삼성전자 등 회사의 경영진을 압박하는 주주행동주의로 신문 헤드라인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르코닉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르코닉은 지난해 알루미늄업체 알코아에서 분리된 회사로 엘리엇은 이 회사의 13.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클라인펠드는 지난 1월 말부터 거센 반발 속에 상장을 진행한 후 엘리엇의 주주행동주의의 주요 표적이 됐다. 클라인펠드는 사퇴하기 직전까지 엘리엇에 맞서 위임장 대결까지 펼쳤지만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엘리엇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은 지 3개월 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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