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라프라데시 주 정부와 곧 협정 체결”… 세계 5위 ‘포스트 차이나’ 직접 공략
17일(현지시간)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기아자동차가 안드라프라데시 주 아난타푸르 지역 페누콘다 마을을 공장 부지로 결정했으며, 안드라프라데시 주 정부와 협정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아차는 모두 1030억 루피(약 1조8200억 원)를 쏟아부어 이 지역에 자동차 제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우선 1단계로 600억 루피(약 1조542억 원)를 투자해 2019년부터 연간 차량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기아차 측은 “인도 진출을 2년여 검토하고 주 정부 등을 상대로 협상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투자 대상 지역이나 규모 등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아차가 인도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함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인도는 2020년까지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13억 명) 대비 자동차 보유율이 낮아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폴크스바겐·르노닛산·도요타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인도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잠재력이 큰 시장인 인도는 승용차에 대한 관세가 60%에 달한다.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인도에 공장이 없다. 이에 기아차는 2년 전부터 인도 공장 부지를 물색해왔다. 이번에 낙점된 다섯 번째 생산 기지 아난타푸르는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390㎞ 떨어져 있어 완공 시 현대차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100여 곳에 이르는 현대차 협력업체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현대차는 첸나이에 2동의 공장을 가동하며 일 년에 총 65만 대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는 ‘포스트 차이나’로서의 매력도 충분하다. 현대차그룹은 최대 시장 중국에서 사드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판매량 7만2032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에서는 8.6% 늘어난 4만4757대를 팔았다. 일본 스즈키 자회사인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다.
한편 지난해 기준 기아차는 전체 생산량의 약 55%를 해외에서 생산했다. 인도 공장이 완공되면 해외 생산 비중은 60% 가까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