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에코, 임원 잇단 사임·자금난에 미래 더욱 불확실

입력 2017-04-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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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재무 대표 윈스턴 청, JD닷컴으로 자리 옮겨…미국 TV 제조업체 비지오 인수 실패와 관련

▲지난주 러에코에서 사임한 윈스턴 청 글로벌 기업재무 대표. 사진 출처 러에코 자웨팅 CEO 웨이보.

중국 기술대기업인 러에코(LeEco)가 자금난과 더불어 임원들의 잇따른 사임에 미래가 더욱 불확실해졌다.

지난 2015년 러에코에 합류해 글로벌 기업재무 대표를 맡아왔던 윈스턴 청이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윈스턴 청은 JD닷컴에서 해외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책임지는 인터내셔널 부문 사장을 맡는다. 그는 국제 금융계에서 잘 알려진 인재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골드만삭스 등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특히 JD닷컴이 2014년 기업공개(IPO)에 나섰을 당시 주간사였던 BoAML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같은 해 텐센트홀딩스가 JD닷컴 지분 15%를 인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러에코는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확장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현금 압박과 기타 난관 등으로 장벽에 봉착했다. 러에코는 지난주 20억 달러 규모 미국 TV 제조업체 비지오 인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규제 장벽을 인수 포기 이유로 들었으나 투자자들은 자금난이 주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러에코의 자웨팅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자신의 월급을 1위안(약 165원)으로 삭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윈스턴 청은 자신이 주도했던 비지오 인수가 무산되자 좌절감에 회사를 떠난 것으로 시장은 추측하고 있다. 이에 그도 지난 1년간 러에코를 떠난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모바일 마케팅 책임자였던 토드 펜들턴이 영입된지 약 1년 만에 회사를 떠났고 같은 삼성 출신인 숀 윌리엄스 수석 부사장도 회사를 그만뒀다.

지난 2004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러TV로 사업을 시작한 러에코는 최근 수년간 스마트폰과 TV 생산, 영화 제작, 심지어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문어발 확장을 꾀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에도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러에코의 미국 매출은 1500만 달러 미만으로, 원래 목표인 1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블룸버그는 최근 러에코가 미국 사업부 인원 415명 중 3분의 1 이상인 175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러에코는 미국에서 월급 지급이 늦어지는 등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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