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제 전환 개헌 국민투표…찬반 팽팽

입력 2017-04-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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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16일(현지시간) 정치권력구조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으로 전환하는 국민투표가 시작됐다.

사실상 이번 국민투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영향력 굳히기 성격이 짙다. 이번 국민투표의 유권자는 약 5500만 명. 최종 결과는 이날 저녁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주도한 개헌안은 터키의 지배구조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꾸고,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번 국민투표는 해당 개헌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다. 찬성표가 과반수를 넘기면 개헌안은 가결된다. 이번 투표에서 개헌안이 가결되면 총리직은 없어지게 된다. 또 터키 대통령은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국가비상사태도 선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국회 해산권과 사법부 인사권도 장악하게 돼 사법부와 입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은 1회 중임할 수 있다. 즉 새 헌법에 따른 대선은 2019년에 시행되므로 이론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9년까지 재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터키에서는 지난해 7월 미수에 그친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반정부 세력에 대한 정부의 대규모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쿠데타 이후 발령한 비상사태 선포를 9개월 넘게 해제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12만 명의 공무원과 군인을 해고·정직시켰으며 5만 명을 체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쿠데타를 빌미로 권한을 대통령에 집중시키고 국가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며 대통령중심제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터키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권한이 더 집중된다면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국 헌재의 협의체인 베니스위원회은 터키 개헌안에 대해 “터키의 입헌민주주의 전통을 거스르는 위험한 시도로, 전제주의와 1인 지배에 이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개헌안에 대한 찬반 여론은 팽팽하다. 이슬람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 세력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헌안을 지지하고 있으며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개헌안을 반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찬성여론이 소폭 앞섰지만, 부동층이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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