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세안] 내수 탄탄하지, 정부 지원 확실하지… “이제 중국은 잊어라”

입력 2017-04-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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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아세안으로 몰려가는 기업들

기회의 땅 아세안(ASEAN).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으로 이뤄진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에 붙는 수식어다. 6억 명에 달하는 인구수, 10% 가까운 소비 성장세, 저렴한 인건비 등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중국의 높은 진입장벽과 불안한 금융시스템에 영업 확대를 고심하던 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아세안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아세안의 발전 가능성을 진작 알아본 삼성전자는 3년 전 스마트폰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한국타이어도 2013년 인도네시아에 연 1100만 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베트남을 방문해 쯔엉떤상(Truong Tan Sang) 국가주석을 만나 상용차 투자 확대를 논의했다.

◇글로벌 경기부침에도 아랑곳 않는 탄탄한 내수 성장 = 아세안의 가장 큰 매력은 탄탄한 내수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저성장 속에서도 아세안 지역은 평균적으로 10% 가까운 소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확대로 경제 성장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필리핀과 베트남은 정부 주도로 인프라 관련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 설비투자 부문에까지 돈이 몰리고 있다.

정부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 또한 강하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있고, 이는 시장의 신뢰를 얻으며 투자 지출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태국 역시 올해 정부의 투자 예산이 처음으로 5000억 밧(약 16조 원)을 넘어섰다.

장기화된 글로벌 경기 부침과 상관없이 장사가 잘 되다 보니 기업 실적 또한 우수하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아세안 기업들의 평균 주당순이익(EPS)은 8~9%로 추정된다. 특히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는 분기별 최대 20~40%대의 EPS 증가율을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EPS는 1주당 이익을 얼마나 냈느냐를 보여주는 지표다. EPS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 실적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김범준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연구원은 “올해 아세안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 마진은 1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 매출도 가파르게 늘어나 양적·질적 성장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 공장 설립 및 대규모 투자로 비즈니스 확대 =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2년여에 걸쳐 중국에 있던 스마트폰과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하노이 동부에 위치한 박닌성과 타이응웬성 등 2곳에서 공장에 운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같은 해 베트남 북부 박닌성의 삼성전자 제1 스마트폰 공장 인근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모바일용 OLED 모듈 생산공장을 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투자 규모를 30억 달러(약 3조4245억 원)로 대폭 늘린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25억 달러(약 2조8537억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타이어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는 동남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3년 인도네시아에 연 1100만 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2008년 베트남에 천연고무 가공 설비가 갖춰진 공장을 세우고, 비용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타 업권에 비하면 자동차 회사들의 아세안 비즈니스는 새내기 수준이다. 현대차는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있는 현지 자동차 업체 ‘타코’에 상용차 조립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다. 타코는 승용차, 트럭, 버스를 생산하는 베트남 1위 자동차 업체다.

현대차는 타코와 함께 현지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7월쯤 완공할 예정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버스와 트럭의 현지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1만 대에서 3만 대로 늘어난다.

생산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 말 베트남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쯔엉떤상 국가주석과의 면담에서 “현지 투자를 강화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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