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의 채무 재조정에 대해 막판 협상을 벌였다.
9일 대우조선 채권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산업은행을 방문해 채무 재조정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수정안에는 산업은행의 추가 감자, 회사채 원금의 일부 상환 또는 상환 보증,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 가액 조정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이 최종적인 요구사항을 산은에 전달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산은의 입장을 밝히는 기관투자자 설명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이번 만남은 양측의 공식적인 첫 만남인 지난달 30일 이후 두 번째다.
지금까지 산은은 국민연금의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특히 산은의 추가 감자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공언했다. 회사채 원금의 일부 상환, 상환 보증, 출자전환 비율 조정 등에 대해서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만기 연장을 하는 회사채에 대해 대우조선이 우선 상환하도록 하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에 신규로 빌려주는 2조9000억 원에 대해서만 부여된 우선상환권을 사채권자들의 회사채에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 원 중 3887억 원(약 30%)을 갖고 있다. 특히 오는 21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4400억 원 중 2000억원(45.45%)을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오는 17∼18일 열리는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에서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연장하는 채무 재조정을 마무리한 뒤 신규 자금 2조9000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의 반대로 채무 재조정안이 부결되면 대우조선은 P플랜(회생형 단기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한편 이동걸 회장은 10일 기관투자자 설명회에서 사채권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최종 채무 재조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