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은행 실적 호조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입력 2017-04-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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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리스크로 작용

지난주 중국 5대 은행들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경계론이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중국 금융시장 전반의 안전성을 해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8일에서부터 31일까지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등 중국 5대 은행이 지난해 전체 실적을 공개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5개 은행 중 4곳이 예상보다 낮은 영업 비용 지출에 힘입어 지난해 0.4~1.9%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순익 성장률 감소세를 기록한 곳은 중국은행 단 한 곳이었다. 중국은행의 순익은 지난해 3.7% 줄었다. 그러나 5대 은행이 전반적으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안도감이 퍼졌다.

하지만 CNBC는 중국 대형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고르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대출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는 순이익마진율에 대한 하방 압력이 더 커진 것도 우려할만하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사이트의 매튜 판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지난해 은행들의 수익 안정성은 법인세율 변화로 인한 영업 비용과 소득세가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이며 이는 순이자 수익 감소를 상쇄시켜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단순히 은행 실적호조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시기가 끝났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줄어들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 애널리스트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거둬들이기 시작했고 이에 부동산 시장은 현재 둔화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경제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실채권과 대출 디폴트(채무 불이행) 증가 문제는 중국 금융당국이 수년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부분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은행들의 마진 축소와 경기둔화로 부동산 시장이 중국 금융 시스템의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과 건설 분야에 대한 대출은 전체 은행의 대출의 10% 안팎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으며 담보대출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담보 대출도 늘어났다. 무디스의 릴리안 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은행 섹터의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제한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신규 은행 여신에서 모기지 비중이 커지면서 부동산 담보에 대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고 부동산 시장에 그림자 금융의 역할이 커졌다. 이는 중국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부동산 관련 충격으로 더욱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앨리스 관 필립증권 중국시장 전문가는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지속적인 중국 정부의 개혁이 시중은행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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