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은행 7곳 연계…수수료ㆍ비용 절감 기대
비트코인 등 디지털 가상통화에 쓰이는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의 시대가 열린다. 일본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글로벌 은행 7곳이 연계해 오는 2018년 초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차세대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 스타트업 리플이 가진 기술을 활용하며 미쓰비시UFJ와 BOA 이외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스페인 방코산탄데르, 캐나다의 CIBC와 호주 웨스트팩 등이 참여한다. 리플은 앞으로 총 90개 글로벌 은행이 블록체인 송금 파트너십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은 대규모 서버가 필요 없어서 저렴한 비용으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고 고급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해킹이 어려운 송금 시스템을 구축해 왔지만 그만큼 시스템 유지ㆍ갱신 비용은 부담을 줬다. 이에 대안으로 블록체인 가능성에 눈을 돌린 것이다.
미쓰비시UFJ는 지난해 말 은행 내에서 블록체인을 사용해 미국에 송금하는 실험에 성공했으며 이에 글로벌 금융 대기업과의 연계를 꾀해 서비스를 확대한다. 먼저 개인용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점차 기업으로 확대한다.
현재 은행들은 국경간 송금에서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ㆍ스위프트)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며 외국계 중계은행을 거쳐 자금을 보내고 있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중계은행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취은행에 송금할 수 있어 즉시 결제가 가능하며 정보 확인도 용이해져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송금 전 서로의 계좌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금융 거래 안전성이 개선된다.
복잡한 절차가 생략되고 운영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고객 수수료가 인하될 전망이다. 현재 미쓰비시UFJ의 해외 송금 수수료는 건당 3000~5500엔(약 3만~5만5000원)에 이르며 결제 기간은 수일 걸린다.
은행은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지만 시스템 개발 비용과 정보 유출 방지 등 보안 부문 투자를 절감할 수 있어 이득이다. 특히 최근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추세여서 미쓰비시UFJ는 차세대 결제 네트워크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