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전체 시장서 절반 이상 비중 차지…2300만 미국인이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 즐겨
미국 음악시장이 스트리밍 열풍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음악산업 소매판매가 전년보다 11% 이상 증가한 77억 달러(약 8조6125억 원)로,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RIAA에 따르면 현재 약 2300만 미국인이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등 월정액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 유튜브 등 무료 서비스를 포함해 전체 스트리밍 매출은 지난해 39억 달러로 전년보다 68% 급증했으며 전체 음악산업 매출에서 51% 비중을 차지했다. 스트리밍 매출은 지난 2011년에 전체 음악시장에서 10분의 1도 안 됐지만 이제는 산업을 좌지우지하게 된 것이다.
캐리 셔먼 RIAA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과는 지난 수년간 스트리밍 업체들이 시장을 육성하고자 쏟았던 노력이 보상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스트리밍이 음악산업을 재창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앨범과 디지털 다운로드 등 음악산업의 다른 부문은 매출이 급감하는 등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지난해 디지털 다운로드 매출은 18억 달러로 전년보다 22% 줄었으며 앨범은 12억 달러로 21% 감소했다. 과거 음반산업의 상징이었던 LP 매출은 4억3000만 달러로 4%의 증가세를 보였다.
음악산업 관계자들은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에 고무됐다. 유니버셜뮤직의 루시안 그레인지 CEO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길고도 오랜 전환기를 거쳐 음악산업이 다시 성장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음악 스트리밍 분야 선두인 스포티파이는 지난 1년간 유료고객이 2000만 명 늘어 이달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을 돌파했다.
다만 여전히 음악시장 규모는 1990년대 CD 시대 전성기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고 F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