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립 50주년] ‘제과유통’ 반세기 여정…‘4차 산업혁명’ 새로운 기회 찾는다

입력 2017-03-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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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 1967년 제과 설립…쇼핑·호텔 추가하며 그룹 기틀 마련2004년 신동빈 회장 경영 전면에…취임 10년 만에 매출 3배 이상 성장‘유통 넘버 1’ 자리매김“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앞으로 50년 미래 먹거리 확보 나서

4월 3일에 롯데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1967년 롯데제과 설립으로 모국인 우리나라에 투자를 시작한 이래 롯데그룹은 50년간 급속 성장하며 92개 계열사에 그룹 총자산이 124조 원(금융계열사 포함)에 이르는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창립 반세기를 맞는 롯데그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롯데’ 체제 아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 변화를 선도하며 앞으로 50년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그룹 기틀 닦은 신격호, 성장시킨 신동빈 =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호텔 등을 설립하며 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200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신동빈 회장은 기업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사업을 주요 성장 축으로 삼아 내수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신 회장은 평소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며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를 마주할 때마다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신 회장은 2004년 정책본부장을 맡은 이후 2009년 중국 대형마트 타임스, 2010년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2012년 하이마트 등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M&A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기간에 롯데가 인수한 기업은 30여 개로 인수금액은 9조 원에 달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에 취임할 당시인 2004년 23조 원이던 그룹 매출은 2015년 84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유통 부문에서는 2010년 유통업계 대형 매물로 손꼽히던 바이더웨이, GS리테일의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모두 인수하며 명실상부한 ‘유통 1등 기업’임을 재확인시켰다. 또 신 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관심을 두고 있던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2015년 10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3조 원에 인수, 화학업계 사상 최대 빅딜을 성공시키며 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종합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면모를 갖추게 됐다.

◇‘4차 산업혁명’서 기회 찾는다 =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환경 변화에 대응해 그룹의 비즈니스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ICT에 기반을 둔 새로운 성공모델을 발굴함으로써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롯데는 이러한 일환으로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와 신뢰도 높은 상품정보, 전문성 있는 조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향후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IT 서비스를 구축해 5년 이내에 전 사업 분야에 걸쳐 도입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롯데는 또 유통사별로 ‘옴니채널’ 구축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싼 모든 쇼핑 채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고객 입장에서 마치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매장의 쇼핑 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융합하는 것이다. 국내 온·오프라인 모든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는 옴니채널 전략에 유리한 입장이다. 이에 신 회장은 매달 관련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계열사들을 독려하고 있다.

◇“국내는 좁다” 지구촌 곳곳 진출 = 평소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이지만 사업적으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신 회장은 그리스 재정 위기가 잠잠해진 것 같았던 2011년 상반기 임원들에게 미리 자금을 확보해 둘 것을 지시하는 등 탁월한 거시경제 안목과 국제금융 감각을 밑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이끌어 왔다. 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진행해 온 다수 M&A 중 해외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롯데는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최대그룹인 살림그룹과 합작으로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는 롯데마트 41개점, 백화점 1개점이 진출해 있다. 화학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의 에틸렌 공장 증설, 미국의 에탄크래커 공장 완공 등을 앞둬 국내 1위, 글로벌 7위의 대규모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롯데가 해외에서 추진하는 초대형 복합단지 프로젝트도 그룹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다. 중국 선양에는 테마파크를 비롯해 쇼핑몰, 호텔, 오피스, 주거단지 등이 어우러져 롯데의 관광·유통 노하우가 총집결된 연면적 150㎡ 규모의 복합단지가 2018년 완공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 또 베트남 하노이에 이어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에도 2021년까지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 총사업비 2조 원, 약 10만여㎡ 규모 부지에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다.

한편 국내에서는 창립 기념일에 맞춰 555m,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그랜드 오픈한다. 롯데는 기존 롯데월드 단지와 연계해 연 4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약 8000억 원의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는 우리나라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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