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마감된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 사업 지분 매각 입찰에 10개사 정도가 응찰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도시바는 5월 안에 매각을 결정하고 2018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끝나는 2016 회계연도에 최종 1조 엔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매각 협상의 향배가 도시바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인수가로 90억 달러(약 10조 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응찰 기업들이 써낸 인수가가 도시바가 기대한 1조5000억~2조 엔에 못 미치는 등 대체로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적어도 2조 엔은 생각하고 있다”며 응찰 기업들과의 개별 협상에서 금액을 조율한 뒤 1~2개월 후에 있을 2차 입찰에서 금액을 상향할 뜻을 시사했다. 다만 응찰 기업 중에서는 1조5000억 엔까지 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와 양측의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의 가치를 1조5000억~2조 엔으로 설정한 건 미국 샌디스크가 WD에 인수됐을 때의 170억 달러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번 입찰에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대만의 혼하이정밀공업, 한국 SK하이닉스 등 제조업체와 미국 실버레이크를 포함한 여러 해외 투자펀드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시바 측의 요청에 따라 일본 정부계 펀드인 일본정책투자은행과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도 출자에 참여하기 위해 검토에 들어갔다.
인수가로 2조 엔을 써낸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도시바는 금액 뿐만 아니라 고용 유지와 시너지 효과까지 보고 신중하게 판단할 셈이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도시바의 미에 현 욧카이치공장에서 반도체를 공동 생산하고 있는 웨스턴디지털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WD는 도시바와 설비 투자를 절반 씩 부담했을 뿐 아니라 차세대 제품 기술 개발에서도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