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인재확보 전쟁서 미국에 밀리나

입력 2017-03-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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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AI 이끌던 앤드루 응 사임…해외 핵심인재 잡아둘 능력에 의구심

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의 인공지능(AI) 연구를 이끌던 수석 과학자 앤드루 응이 회사를 떠나면서 중국 과학계가 긴장하고 있다. 자칫 AI 분야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밀려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응을 필두로 AI 분야를 석권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던 바이두로서는 그의 사임은 악재다. 앤드루 응은 전세계 AI 업계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다. 스탠퍼드대학 교수였던 앤드루 응은 바이두에 합류하기 이전 구글에서 AI의 핵심인 ‘딥러닝(Deep Learning)’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바이두에는 지난 2014년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드루 응의 사임은 바이두뿐 아니라 미국과 경쟁을 노렸던 중국 IT 업체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IT 기업들이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실리콘밸리 추격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엔지니어에 영감을 주고 이끄는 것은 소수 엘리트에 의존해왔기 때문. 하지만 이제 해외 인재를 계속 붙잡둘 이들의 능력이 의심받게 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이 앞으로 앤드루 응 같은 업계 톱인 AI 과학자를 영입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는 것이다. 칭화대 기술혁신 리서치센터 소속의 덩 지예린 교수는 “중국 기업에서 ATI 분야에 핵심 인재들은 아주 드물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핵심 인재들의 가이던스 없이 시제품도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AI 연구 분야는 상위권 대학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분야다. 이 때문에 중국 본토 기업들은 AI 부문 육성을 위해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중국 출신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마저도 바이두가 앤드루 응을 영입하기 전까지는 AI 관련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바이두의 한 엔지니어는 “앤드루가 있어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북유럽 출신의 한 바이두 엔지니어는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바이두라는 기업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었지만 앤드루 응에게 배우고 싶어 이 회사에 입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앤드루 응이 왜 바이두로 옮긴 지 3년도 안 돼 회사를 그만둔 이유가 확실치 않다는 데 있다. 앤드루 응 사임 배경에 대해 밝히지 않고 다른 회사로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에 인재를 이끄는 핵심인재의 부재로 중국 기업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태생을 포함한 연구자들은 미국에 사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도 문제다. 바이두는 물론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게임·소셜미디어 업체 텐센트도 AI 분야에서 해외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 기업들은 후한 보수로 인재들을 유혹한다. 바이두의 경우 미국에서 중국으로 다시 건너오려는 AI 부분 직원의 경우 15% 더 보수를 챙겨주고 있다. 물론 중국 고유의 장점도 있다. 돈 외에 7억3000만명의 온라인 인구에서 나오는 막대한 데이터를 AI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연구자들이 매력으로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앤드루 응 같은 거물급 인재가 떠나도 떠오르는 최고 AI 인재들이 중국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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