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네덜란드 총선 결과에 한숨 돌렸더니…유로그룹 의장 낙마 위기?

입력 2017-03-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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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 겸 유로그룹 의장. 사진=신화뉴시스

네덜란드 총선이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세력의 패배로 끝나면서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선거를 앞둔 유럽이 한숨 돌리게 됐다. 그러나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노동당이 참패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핵심인사인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의 자리가 위태해지게 됐다고 16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지난 15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자유민주당(VVD)이 제1당 자리를 지키며 극우 포퓰리즘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총선에서 우파 자유민주당은 33석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반(反)난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EU)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 자유당(PVV)은 5년 전보다 5석이 늘어난 20석을 확보, 2위를 기록했다. 자유당은 당초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집권당 자리까지 노렸으며 24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기도 했다.

4~5월 프랑스 대선, 9월 총선을 앞두고 네덜란드에서 극우 정당이 선전할 것을 우려했던 유럽 주요 성장들은 이번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유로존 회원국들이 이번 선거 결과에서 주목해야 하는 대목은 자유당의 연정 파트너인 노동당의 참패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2당이었던 노동당은 38석에서 9석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제2당이 몰락하면서 제1당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과거에는 노동당만으로 연정 최소 구성 조건은 76석을 넘길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노동당을 포함해 최소 4개 정당이 필요하기 때문. 이에 따라 네덜란드 재무장관인 데이셀블룸의 위치도 위태로워지게 됐다. 라보뱅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데이셀블룸은 좋은 재무장관이었으며 지난 4년간 힘들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그를 다시 차기 내각에 재무장관으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작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가 재무장관을 넘어 유로그룹의 의장이라는 점에 있다. 유로그룹 의장직은 이제까지 유로존 회원국의 재무장관이 맡아왔다. 유로그룹은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다. 데이셀블룸 재무장관은 지난 2013년 유로그룹 의장으로 선출됐으며 그간 유로존의 경제·재정정책 운용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유로존의 통합을 강조해왔으며 유로존 역내 은행이 동일한 수준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리스 부채 문제를 놓고 부채 탕감을 반대하며 그리스에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주문해왔다. 유로그룹의 한 관계자는 데이셀블룸이 장관직을 유지하지 못하면 유로그룹 의장직도 사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덜란드 새 내각에서 데이셀블룸이 재무장관직을 유지 못할 시 유로그룹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데이셀블룸의 후임자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재 스페인의 루이스 데 구인도스 재무장관과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재무장관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구인도스 장관은 2012년 유로그룹 의장직 선출에서 데이셀블룸과 경쟁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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