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이냐 네 번이냐’…연준 올해 금리인상 횟수, 트럼프에 달렸다

입력 2017-03-16 08:54수정 2017-03-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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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연준 의장, 연 4회 인상 가능성도 언급…트럼프 정책 성공 여부에 따라 금리 조절 시사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모니터에 15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장면이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 15일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세 차례 인상 방침도 유지했다. 그러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연 4회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정책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FOMC 성명에서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인플레이션 관련 문구가 일부 변경됐다는 점이다. 성명은 인플레이션률이 연준 목표인 2%에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으며 물가 목표에 대해서는 ‘대칭적(symmetric)’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미국 경제회복 가속화에 따라 실제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연준이 내다본 것이다.

옐런 의장은 “경제는 매우 좋다. 우리는 경제의 견실함과 충격에서의 회복성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며 “언젠가 물가상승률이 2% 위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2%는 목표이지 (깨져서는 안될) 천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준이 인플레이션 지표로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해 연준 목표에 근접했다. 연준은 이날 내놓은 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PCE 물가지수가 1.9%를, 내년과 2019년은 각각 2.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린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유지하면서 연 4회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옐런 의장은 “연간 세 차례 금리인상에서 횟수가 1번 많거나 적거나 해도 여전히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속도와 관련해 트럼프에게 공을 넘긴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즉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동향을 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전략을 변경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대규모 감세와 1조 달러(약 1147조 원) 인프라 투자 등 공격적인 재정 부양책을 펼치면 과잉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연준은 연간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금리인상을 가속화하는 등 긴축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 정책이 실패하면 연준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등 다시 완화 모드로 돌아설 수 있다. 연준은 그동안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이제는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인상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된 셈이다.

한편 옐런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영향을 놓고 아직 타이밍과 규모, 성격 등 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파악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리인상 결정에 트럼프 효과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증시의 ‘트럼프 랠리’를 언급하면서 “금융환경의 완화는 소비를 어느 정도 자극할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옐런은 또 트럼프와의 불화설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과 연초에 짧게 만난 적이 있다”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는 몇 차례 회동하면서 경제와 규제 목표, 글로벌 경제발전 등에 대해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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