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 D-데이…유럽 극우 포퓰리즘, 첫 시험대

입력 2017-03-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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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사진=AP뉴시스

올해 유럽 주요 선거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첫 테이프를 끊는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선 결과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는 임기 4년의 하원 의원 150명이 선출된다. 이번 네덜란드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극우 포퓰리스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자유당(PVV)이 집권 여부다. 빌더르스는 반(反)이민, 반 유럽연합(EU), 반 이슬람을 주장하는 ‘네덜란드 트럼프’로 불린다.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를 주장하며 네덜란드에서 이슬람 사원을 폐쇄, 이슬람 경전이 코란까지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가 이끄는 자유당이 제1당으로 집권할 경우 선거를 앞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최소한 제2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집권여당인 자유민주당(VVD)이 전체 150석 가운데 24~28석을 얻어 20~24석의 자유당을 가까스로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당의 집권을 위해선 최소 76석의 과반 의석이 필요해 4~5개의 정당이 연대해야 하지만 이미 대부분 정당이 자유당과의 연정을 거부해 연정 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O리서치와 입소스 등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자유당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20석도 확보하지 못해 극우 포퓰리즘 돌풍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조사 결과는 터키와 네덜란드 정부가 터키 장관급 인사의 입국을 막아 벌어진 외교분쟁 발생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슬람국가 터키와의 외교분쟁 이슈가 반이슬람을 내세워온 자유당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기 때문.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대처에 대중들이 후한 점수를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총 28개 정당이 난립하는 가운데 상당수 네덜란드 유권자가 아직 지지정당을 결정하지 않아 부동층의 표심이 총선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유당이 선전할 경우 상당수 유권자의 극우 지지가 확인돼 빌더르스의 주장대로 넥시트 움직임이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5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네덜란드 총선을 앞두고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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