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촛불혁명이 해냈다… 민주주의 만세 외친 대한민국

입력 2017-03-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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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민주주의 승리·박근혜 구속 표현 쏟아져… 태극기 불만에 화합 과제로 남아

“촛불혁명이 승리했습니다. 2017년 3월10일은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쓴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자, 국민들은 ‘사필귀정’, ‘촛불혁명의 승리’, ‘민주주의 만세’, ‘역사의 심판’, ‘박근혜 구속’ 등이란 표현을 써가며 일제히 만세를 외쳤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지켜보던 이들은 하나같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울에 사는 김모(48·남) 씨는 “국민의 80% 가까이 탄핵 인용 결정을 바랬던 상황인 만큼 오늘은 헌법재판소가 민심을 따라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쓴 날”이라고 말했다.

자녀 집 방문을 위해 경상도에서 서울로 올라온 박모(62·여) 씨 “탄핵 인용은 사필귀정이며, 촛불의 힘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이자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박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빨리 이뤄져 모든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32·남) 씨는 “지난 몇달간 분열됐던 나라가 이번 탄핵 인용을 계기로, 이제는 한 마음 한 뜻으로 화합을 해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대학생 주모(28·여) 씨도 “태극기집회 측이 그동안 마치 촛불집회와 비슷한 규모로 진행되며 민심이 양분되었다는 등의 거짓 발언을 통해 민심을 왜곡해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이 더 걱정된다”면서 “태극기집회는 나라를 어지럽히는 극단적인 행동을 멈추고 함께 화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를 주최해온 ‘박근혜 정권 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퇴진행동 측은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은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의 판결이고, 국민들이 선출한 권력이라도 죄가 마땅하다면 국민에 의해 탄핵될 수 있다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종로 방향으로 행진하며 약식 ‘촛불승리 축하 퍼레이드’를 열기로 했다. 승리 선포와 함께 박 대통령 구속과 처벌, 황교안 권한대행 퇴진 요구, 사드배치 반대 등 남은 과제에 대한 결의도 다짐할 예정이다.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등 친박단체들이 탄핵 판결 자체에 대한 무효화를 주장해왔던 만큼 이후 집단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백색 테러 위협까지 서슴지 않는 극우단체들의 현재 활동 방식은 국민이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상황이다. 경찰청은 탄핵심판 결과에 불복한 과격행위가 벌어질 것에 대비해 서울 전역에 갑(甲)호 비상을 발령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헌재는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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