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결과] 화이트리스트, 실제로 있었다… 특검 "청와대, 전경련 통해 68억 지원"

입력 2017-03-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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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오른쪽에서 세번째)가 6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수사결과와 성과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청와대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특검은 이날 최종 수사결과 보고를 통해 "청와대 정무수석실 주도로 전경련에 특정 단체에 대한 활동비 지원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지원 대상에서 특정 단체를 배제하는 게 블랙리스트라면 화이트리스트는 정부에 우호적인 단체에 지원이 집중되도록 별도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4월 이 의혹과 관련해 전경련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특검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2014년 전경련 임직원들에게 지원대상과 단체별 지원금 액수를 지정해 활동비를 지원하도록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전경련 회원사인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등 대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과 전경련 자체 자금을 합해 약 24억 원이 청와대가 지정한 22개 단체에 지급됐다.

2015년에는 31개 단체에 약 35억 원이 지원됐으며, 지난해에는 22개 단체에 약 9억 원을 지원하는 등 총 68억 원이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는데 사용됐다. 전경련은 경실련 등이 고발한 이후인 지난해 10월까지도 계속해서 보수단체의 활동비를 지원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정무수석실의 이같은 범행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해당한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특정 단체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2014년 6월~2015년 5월 정무수석을 지냈다.

수사팀은 다만 이 혐의와 관련된 인물들을 피의자 입건은 하지 않았다. 특검 수사대상인지 불명확하고, 수사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해당 수사팀은 블랙리스트 수사를 마친 뒤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조정수석에 대한 수사를 이어받아 진행해왔다. 특검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검찰이 화이트리스트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특검 관계자는 "조금만 더 수사하면 기소할 수 있을 정도로 수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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