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보고서] 세계 무역전쟁 불 지핀 트럼프…한미 FTA 등도 재검토

입력 2017-03-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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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 “오바마 정부 도입 최대 무역협정 한미 FTA로 대 한국 무역적자 대폭 증가”

▲미국의 대 한국 무역수지 추이. 단위 100만 달러. 지난해 12월 11억9800만 달러 적자. 출처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무역전쟁의 막을 올렸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털어놓아 한국도 무역전쟁 타깃 중 하나임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일(현지시간) 의회에 ‘2017 무역정책 어젠다와 2016 연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특히 USTR은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의 선봉장으로 서게 된 이유와 관련해 한국을 언급했다. 보고서 서문 격인 ‘대통령의 2017년 무역정책 의제’에서 한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USTR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도입한 최대 무역협정인 한미 FTA와 동시에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가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미 FTA 발효 직전인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미국의 대 한국 상품수출은 12억 달러(약 1조3694억 원) 감소했지만 한국제품 수입액은 130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며 “그 결과 우리의 대 한국 무역적자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인이 한미 FTA로 기대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우루과이라운드협정, 세계무역기구(WTO) 창설과 중국의 WTO 가입 지원 등으로 세계화를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 직전인 2000년 이후 결과를 살펴보면 미국 내 더 많은 고용창출과 수출기회 증가라는 기대와 다른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지난 2000년 미국의 공산품 무역적자는 3170억 달러였으나 지난해는 6480억 달러로 100% 증가했다는 점과 대 중국 상품ㆍ서비스 무역적자가 2000년의 819억 달러에서 2015년 약 3340억 달러로 300% 급증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무역적자가 경제 발전에 따른 부산물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2000년 미국 가계소득 중간값이 5만7790달러였지만 2015년은 오히려 5만6516달러로 줄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박했다.

NAFTA에 따른 대 캐나다ㆍ멕시코 무역적자가 지난해 740억 달러 이상이라는 집계도 언급하면서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2008년 대선 유세 당시 NAFTA 재협상을 요구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USTR는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잇따라 주요 무역협정에 서명했지만 위와 같이 결과는 종종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제 무역협정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심각하게 재검토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T는 그동안 WTO가 파괴적인 보호무역주의 충동을 억제해왔지만 트럼프 시대 들어 이것도 막을 내릴 전망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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