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미국산 원유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미국산 원유 100만 배럴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GS칼텍스가 국내 정유회사 최초로 미국 내 채굴 원유를 국내에 들여온 데 이어 두 번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로 중동지역 원유값이 올라가자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말 OPEC은 하루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하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이를 준수하기로 했다. 2월 추정 감산 이행률이 약 94%로 나타났다.
OPEC 감산 합의로 중동산 원유가격은 미국 원유가격을 넘어섰다.1일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3.83달러를 기록한 반면 두바이 현물유가는 배럴당 55.13달러에 마감됐다.
정부가 미국과 무역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ㆍ가스 도입을 독려하고 있는 것도 미국산 원유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주요인이다. 정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부응해 셰일가스와 원유 등의 원자재 수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미국산 원유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의 미국산 원유 수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미국산 원유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또한 원유 도입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에도 대처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원유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에쓰오일은 대주주인 아람코로부터 대부분의 원유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미국산 원유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