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ㆍ아시아 증시 강세…3월 금리인상 가능성 80%로 커져
초미의 관심을 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의회 연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평온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감세와 관련한 세부 사항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달러화와 증시 강세가 이어지는 등 트럼프 연설에도 시장이 침착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트럼프가 연설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상승폭이 줄었으나 이후 연설이 끝난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 다우존스 선물지수가 0.2% 올랐다.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가 1일 전날보다 1.44%,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0.16% 각각 상승했다.
일본 도쿄 소재 도요증권의 오츠카 류타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연설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미 초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연설이 별다른 구체적 내용은 없었지만 시장은 오히려 그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급진적이거나 비상식적인 제안을 내놓지 않은 것에 오히려 안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마쓰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연설이 변동성을 크게 일으키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그는 인프라 투자, 법인세 삭감, 중산층 세금 대폭 감면 등을 언급했으나 세부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 시장이 연설에 흔들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AMP캐피털인베스터스의 셰인 올리버 투자전략 대표는 “트럼프 연설은 현재 시장을 행복하게 유지하기에 충분하다”며 “트럼프가 세부 사항을 많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정부가 감세안을 놓고 의회와 논의하면서 구체적인 모양을 가다듬는 상황이어서 트럼프가 그 전모를 공개하기에는 아직 일렀다고 본 것이다.
이제 시장의 초점은 이달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 연준에 맞춰져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이 잇따라 3월 금리인상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블룸버그가 집계한 연방기금 금리 선물 투자자들이 점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80%까지 높아졌다. 일주일 전 그 가능성은 36%에 불과했다.
특히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3일 시카고에서 FOMC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연설한다. 옐런은 금리인상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최대한 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은 그의 발언에서 힌트를 찾으려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