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불발되나

입력 2017-02-24 08:09수정 2017-02-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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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기존 규정 준수…4월 보고서 전까지 환율조작국 지정 않을 것”

대통령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약이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조작에 대한 어떠한 발표도 재무부의 4월 환율정책보고서 이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취임식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정반대되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이날도 “중국은 환율조작의 ‘그랜드 챔피언(Grand Champion)’”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CNBC방송과의 별도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재무부 내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전반적인 환율조작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기존 프로세스대로 분석을 진행할 것이며 그 과정이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매튜 굿맨 아시아 경제 담당 선임 고문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므누신의 중국 위안화에 대한 발언은 현실과의 랑데뷰를 반영한다”며 “트럼프 정부가 (환율에 대해) 보다 전통적인 자세로 복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므누신 장관은 전날에도 달러화 강세에 비판적인 트럼프와 달리, 강달러 노선을 유지해온 기존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므누신 장관의 말대로 미국이 기존 규정을 준수한다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명분은 없다. 미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으로 200억 달러(약 22조7300억 원)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3% 초과, GDP 대비 2%가 넘는 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3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중국은 이 가운데 무역흑자 한 가지만 해당된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4월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4월 위기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앞서 FT가 중국·일본이 아니라 한국·대만이 실질적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한 만큼 전문가들은 한국이 여전히 트럼프의 사정권 안에 있어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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