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가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반(反)트럼프 보이콧에 시달린 지 얼마 안 된 우버가 이번엔 직장 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고 20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우버를 퇴사한 여성 엔지니어 수잔 파울러의 블로그 글이었다. 파울러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우버에서 근무할 당시 직속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직속상관인 매니저가 채팅 메시지로 함께 잠을 자자고 말한 것. 특히 자신 외에도 우버 내 다른 여성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알게 돼 이를 인사 부서에 보고했지만 회사 측이 해당 남성에게 경고를 줄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파울러는 지난해 12월 우버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까지 직접 나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칼라닉 CEO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대해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긴급 조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파울러의 주장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다. 그런 일은 혐오스러운 일이며 우버가 지향하는 것과 배치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식으로 행동하거나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버는 680억 달러로 세계 최대 몸값을 자랑하는 비상장 기업이다. 시장에서는 우버가 수년 내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버에 연이은 악재가 몰아치면서 이번 성희롱 논란은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뜩이나 칼라닉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단에 합류하려 했다가 소셜미디어 상에서 반 트럼프 보이콧 역풍을 맞아 진땀을 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다. 칼라닉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의 경제자문단에 합류할 의사를 밝혔다가 수십만 명의 이용자가 우버 탈퇴 운동을 벌이자 위원직을 맡지 않겠다고 물러서면서 사태를 겨우 수습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처음 들었다는 칼라닉 CEO의 말과 달리, 일각에서는 실리콘밸리에서 성희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특히 짧은 기간 급성장하는 IT 스타트업의 경우 남성 엔지니어 위주로 돌아가는 특성 때문에 직장 내 성차별, 성희롱 문제가 많다고 CNN은 지적했다. 최근 IT 업계 200명 여성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5명의 여성 중 3명이 직장에서 남성으로부터 원하지 않은 성적 접근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