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종식 수십년 투쟁이 극적인 전환기 맞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된 것이 한국 재벌 처벌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되면서 한국의 정경유착을 막기 위한 수십년간의 투쟁이 극적인 전환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성 총수로는 처음으로 구속된 이 부회장은 한국의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으며 그는 횡령과 해외재산 불법 이전, 의회 국정조사에서의 위증죄 등의 혐의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 사례가 한국의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민주주의와 사법시스템이 재벌이 자행하는 화이트칼라 범죄를 단속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한국 최대 기업이자 가장 수익성이 좋은 업체다.
그의 구속은 이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서 뇌물 수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 분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어렵게 얻어낸 승리이기도 하다고 NYT는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특검의 첫 번째 구속 시도에서 살아남았다. 당시 법원은 아직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수사관들은 이후 유죄를 입증할 더 많은 증거를 수집해 법원에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리고 한정석 판사는 이날 “새롭게 제기된 형사 고발과 추가 증거를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아직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지만 이 부회장은 특검의 박 대통령 부패 스캔들 조사에서 가장 저명한 기업계 인사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구속은 재벌이 화이트칼라 범죄로 구속돼도 교도소에서 오래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한국에서는 놀라운 뉴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