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자동차가 미국 자율주행 벤처기업인 ‘아르고 AI’에 향후 5년간 10억 달러(약 1조 15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자동차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분야에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업계의 양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외부 노하우 확보를 포함한 연구·개발비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또한 자동차 업계의 합종연횡 키워드가 ‘AI’로 좁혀지고 있다.
아르고 AI는 구글과 우버테크놀로지에서 각각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던 2명의 엔지니어가 2016년 11월에 설립한 회사다. 자율주행 차량의 작동을 총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앞으로 이 회사와 공동으로 양산 차량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방침이다.
포드는 작년 8월 완전 자율주행차를 2021년까지 양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르고 AI를 파트너로 삼은 건 이같은 목표 달성을 보증하겠다는 속셈이다.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10년간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이 규정할 것”이라며 아르고 AI로 개발한 시스템을 외부에 라이선스 판매할 의향도 나타냈다.
포드 같은 대형 전통차 업체가 설립된지 고작 수개월된 기업에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포드는 아르고 AI의 주식 절반만 매입하는 것으로, 완전 자회사화하는 것은 아니다. 아르고 AI는 올해 말까지 직원을 약 2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인데, 필즈 CEO는 자사의 투자가 아르고 AI의 인재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아르고 AI의 인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둘러싸고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GM도 작년에 실리콘밸리의 벤처 기업 ‘크루즈’를 인수했다. 인수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도요타도 지난해 1월 실리콘밸리에 AI 개발 자회사를 설립하고 향후 5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GM과 도요타의 연구개발 인재 확보 흐름에 포드도 새로 동참하게 된 셈이다. 우수한 AI 인력은 미국에서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대기업 주도로 인재 확보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