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규제완화 시동거는 트럼프, ‘도드-프랭크법’재검토 행정명령

입력 2017-02-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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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금융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을 근본적으로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금융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대출을 보다 쉽게 내줄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검토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장비를 최우선으로 해온 미국 정부의 금융정책이 대전환기를 맞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도드-프랭크법의 개정을 검토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오는 4월로 예정된 오바마 정부의 은퇴자금 관련 규정의 시행을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 메모를 작성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재무부와 금융당국은 120일 안에 도드-프랭크법을 개정할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도드-프랭크법은 오바마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7월 발표한 광범위한 금융규제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영역 분리, 대형은행 자본확충 의무화, 파생금융상품 거래 투명성 강화, 금융지주회사 감독 강화 등 강력한 규제를 담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산업계 수장들과의 회담에서 “솔직히 나는 좋은 기업을 가진 매우 많은 사람, 나의 친구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도드-프랭크법에서 많은 것이 삭제되길 기대한다”며 “그들은 돈을 빌릴 수 없다. 은행들이 도드-프랭크법의 규정과 규제로 인해 돈을 빌려주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어떤 돈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금융기관이 퇴직연금 등에 대해 자문하면서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도록 하는 이른바 ‘신의성실 규정(fiduciary rule)’의 이행을 연기한다는 대통령 메모를 작성했다. 대통령 메모는 행정명령보다는 낮은 단계의 행정지시다. 메모에 따르면 노동부는 해당 규제가 투자자들과 은퇴 서비스업계에 타격을 주지 않는지 재고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미국 금융 제도를 규제하기 위한 핵심 원칙에 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행정명령의 영향으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의 은행주 지수는 2.6%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도드-프랭크법은 2010년에 이미 제정된 법안이므로 대통령의 행정지시만으로 개정에 나서기는 어렵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월가 규제 공약과는 달리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자 “법의 파탄을 막기 위해 싸우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큰 은행들에 맞서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도로의 규칙을 쓰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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