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사랑한다”…하루도 안 돼 태도 바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막말로 최대 동맹국 중 하나인 호주와의 관계에 균열이 생길 조짐을 보이자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는 주미국 호주대사관에 최측근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수석고문을 보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한 백악관 관리는 “프리버스와 배넌이 조 하키 호주대사와 만나 트럼프가 호주인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와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맺은 난민교환협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일어난 움직임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믿을 수 있는가. 오바마 정부가 호주로부터 수천 명의 불법 이민자를 받아들기로 합의했다”며 “이런 멍청한 협상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여기에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오전 트럼프가 지난달 28일 턴불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막말과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보도하면서 미국과 호주의 동맹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WP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는 턴불에게 “나는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했다”며 “이번 통화가 가장 최악”이라고 말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전화통화도 25분 만에 끝내버리는 등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턴불 총리가 지난해 11월 양국이 맺은 난민교환협정 준수를 요구하자 트럼프가 반발한 것이다. 트럼프는 “호주가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들을 수출하려 한다”며 “이는 사상 최악의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턴불 총리는 이날 “당시 전화회담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아주 솔직한 대화를 했으며 양국의 동맹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미국이 자국을 푸대접한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기업가들과의 회동에서 “호주를 사랑한다”며 “또 이전 정부가 무엇인가를 했다면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긴장 완화를 시도했다. 여전히 트럼프는 “우리가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난민교환협정에 의문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