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내정자의 의회 인준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핵 옵션(nuclear option)’ 도입을 주장했다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핵 옵션은 대법관 인준안 통과에 필요한 상원의 의결정족수를 현행 3분의 2 이상에서 과반으로 낮추는 조치를 말한다. 핵이 가장 파괴력이 큰 전쟁 무기인 만큼 극단적인 대치 상황에서 쓰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만약 핵 옵션이 시행되면 의결정족수는 60석에서 51석으로 줄어든다. 현재 상원 의석수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52명, 46명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동의 없이도 인준이 가능해진다.
현재 과반을 차지하는 공화당은 핵 옵션을 마음만 먹으면 도입할 수 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의 인준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로 방해를 받는다면 나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핵 옵션을 도입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서치 같은 훌륭한 인재가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핵 옵션 채택 여부에 대해 답변을 피했다. 다만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토크쇼에 출연해 “필리버스터 없이 60표를 얻어 고서치의 임명을 가능케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은 고서치 내정자의 인준안 처리가 앞으로 2~3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트럼프 대통령의 ‘핵 옵션’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는 트위터에 “대법관 인준에 필요한 득표수는 항상 그랬듯이 60석이어야 한다”고 썼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