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CEO “백악관 고위 관리들과도 철회 위해 접촉”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수백 명의 애플 직원이 영향을 받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아마존닷컴은 전날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고 워싱턴 주 법무장관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위헌 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지지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하고 나서 애플도 같은 입장을 취한 것이다.
쿡 CEO는 또 “백악관의 매우 높은 관리들과 접촉해 행정명령 철회가 애플은 물론 미국에도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종류의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을 환영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으로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잠시 멈춰서 이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에서 애플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비난했지만 당선 이후 관계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쿡 CEO는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사위 재러드 큐슈너와 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그러나 쿡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주말 애플은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이날 법적 대응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쿡 CEO는 구체적으로 어떤 법적 대응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건설적이고 생산적이 되고 싶다”며 “트럼프의 행정명령 서명 이후 애플 직원들로부터 울적한 사연이 담긴 무수히 많은 이메일을 받았으며 그 중 한 직원은 캐나다와 이란 이중국적자인 아버지가 곧 태어날 자신의 손자를 보러 미국을 방문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가족과 친구과 있으며 우리의 동료이고 미국의 납세자로 지역사회의 중요한 일원”이라고 강조했다.
쿡은 “애플은 현재 전 세계 180개 국가와 지역에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더욱 세계 구성원과 비슷해져야 한다”며 “우리가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것은 이런 단순한 이유에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애플 직원들은 난민구제기금에 대한 기부를 늘려왔으며 쿡은 회사가 2대 1의 비율로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