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미국 대선 후 주식 투자 재개…두달반 새 14조원 어치 사

입력 2017-02-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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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블룸버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작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주식 투자에 통 큰 베팅을 한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버핏 회장이 총 120억 달러(약 13조944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트럼프 랠리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같은달 27일 방송된 미국 토크쇼 진행자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선 이후 보통주 120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고 말했다. 버핏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의 주식을 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가장 최근에 항공주를 샀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항공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버크셔는 아메리칸에어라인그룹과 델타에어라인, 유나이티드 컨티넨탈홀딩스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 주식도 새로 사들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버크셔의 주식 투자 규모는 1025억 달러에 달했다.

앞서 버크셔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총 52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200억 달러어치 주식을 처분했다. 즉 연말부터 주식 매입을 재개해 연간 순매도 규모를 크게 줄인 셈이다. 2015년 버크셔는 100억 달러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버크셔가 석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이런 거액을 투자한 것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자신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 회사 투자팀의 토드 콤스와 테드 웨실러를 언급하면서 “나와 함께 일하는 그 두 사람이 아마도 (주식을) 좀 더 사거나 좀 (적게) 팔거나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내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민주당원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를 공식 지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주식시장에서 펼쳐진 ‘트럼프 랠리’에서 누구보다도 큰돈을 번 투자자로 꼽히고 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버핏이 지난해 대선 이후 지난달 12일까지 67억 달러의 평가수익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 제시한 연 4% 경제성장 목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버핏 회장은 “(4%는) 매우 높은 수치”라면서 “2% 성장도 기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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