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말 기준 부채비율 500%… 업계 “GS, 유증 참여 가능성 높아”

GS그룹이 에너지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인수한 GS E&R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의 연이은 실패와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GS E&R가 GS그룹의 지주사인 GS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계열 에너지 회사인 GS E&R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GS E&R는 1554억 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련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GS E&R는 지난 2014년 GS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줄곧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2014년 순손실 399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5년에는 다시 696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손실 규모가 다소 줄긴했으나, 여전히 3분기까지 3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재무상황 역시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 자본개발 사업 부진에 따른 부실 해외법인 지원으로 부채 비율이 급등한 것. 2014년 280% 수준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작년 9월말 기준 500%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GS E&R가 2014년 이후 발행한 회사채에 부채비율 600% 이하 유지 의무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증자의 원인 중 하나를 회사채 때문으로 꼽고 있다.
GS E&R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만큼 부담은 최대주주인 GS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GS E&R 인수 직후 1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GS E&R에 지원했던 GS로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GS 측은 아직 GS E&R의 유상증자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향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증자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GS그룹이 GS E&R의 인수를 결정한 것은 석탄화력 사업 등에서 경쟁력을 본 것”이라며 “GS E&R가 국내 최초 민자석탄화력 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는 등 사업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어 GS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