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 때리기’에도 소프트뱅크가 잘나가는 비결은?

입력 2017-01-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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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주가, 2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대형 M&A 가시화ㆍ손정의의 행동력에 전망 밝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회동하고 나서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때리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프트뱅크그룹 주가가 25일(현지시간) 오전 2014년 9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요타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대기업들이 트럼프 역풍에 시달리는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약진하면서 일본 기업계의 힘의 균형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증시에서 이날 소프트뱅크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3.5% 급등한 8725엔까지 치솟았다. 소프트뱅크 주식에 매도세가 유입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소프트뱅크가 약 3분의 1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급증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해 전날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주가가 3.1% 뛰었다.

여기에 투자자들은 미국의 통신사 재편에 주목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2013년 당시 미국 이동통신 3위 업체인 스프린트를 인수한 배경에는 4위 T모바일US와의 합병 구상이 있었다.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와 AT&T의 양강 체제인 미국시장에서 합병을 통해 스프린트를 새로운 강자로 도약시키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었던 톰 휠러는 “4개 업체 체제에 의한 시장 경쟁이 중요하다”며 합병 시도를 차단했다. 그런 와중에 스프린트는 T모바일에 밀려 4위로 전락했다.

트럼프 정권하에서 이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 새로 FCC 위원장에 오른 아짓 파이는 이전부터 FCC 위원을 맡으면서 망중립성을 포함해 다양한 이슈에서 휠러와 대립한 것으로 전해진 인물이다.

또 집권 공화당은 민주당보다 친기업 성향으로 대형 인수ㆍ합병(M&A)에 관용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손정의는 지난달 뉴욕에서 트럼프와 직접 만나 미국에 500억 달러(약 58조2650억 원)를 투자해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통 큰 약속을 했다. 트럼프가 쌍수를 들고 환영한 것은 당연했다.

신문은 손정의가 지금도 관망을 계속하는 많은 대기업 경영자와는 다른 차원의 행동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일본 대기업이 무작정 손가락만 빨고 있던 것은 아니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공장이 있는 인디애나 주지사를 역임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지난 10일 회동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대면한 손정의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 것은 분명했다.

트럼프는 미ㆍ일 무역마찰이 심했던 30~40년 전과 같은 감각으로 자동차 등의 통상문제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양국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에 신문은 기업 CEO들의 상상력과 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에는 과거 소니 공동 설립자인 모리타 아키오처럼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세계가 경의를 표한 경영자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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