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 자동차 무역에서 불공정 비판…“포드 가문 일본 싫어하기로 유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가운데 일본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의 일본에 대한 견제 이면에는 포드자동차와 트럼프 정권의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전날 백악관에서 포드와 다우케미컬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조찬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에서도 그는 “미국 밖으로 공장을 옮기는 기업에는 무거운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틀 안에서 사업을 벌여온 포드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얘기다.
그러나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회담이었다”고 만족을 표시했는데 여기에는 트럼프의 ‘일본 때리기’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트럼프는 불공정한 무역 사례로 일본 자동차를 꼽았다. 그는 “일본은 미국에 자동차를 팔면서 우리 기업은 일본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불공정한 자동차 수출입 관행에 눈을 감고 있다”고 성토했다.
미일 무역에 있어서 일본은 자동차 수입관세가 제로이지만 미국에서는 2.5%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업체들은 일본이 차량을 수입할 때 인증과 안전 규제, 환경 등의 분야에서 비관세 장벽이 높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반(反) 일본’의 선봉에 서 있는 것이 바로 포드다. 포드는 그동안 일본시장이 폐쇄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장(TPP)에 대해서도 “관세를 내리면 일본만 이롭다”고 강경하게 비준을 반대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TPP 체결 방침을 제시하자 지난해 불투명한 규제환경을 이유로 아예 일본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이런 경위를 고려하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일 발언은 포드의 의향에 매우 가깝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특히 트럼프는 포드 창업가 가문 출신인 빌 포드 회장과 매우 가까운 관계다. 빌 포드 회장은 지난해 여름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와 만나기도 했다. 또 최근 포드의 멕시코 투자와 관련해 두 사람이 여러 번 전화로 회담하면서 더욱 친밀한 관계를 쌓았다고 신문은 추측했다.
포드 회장은 업계에서 일본을 싫어하기로 유명하다. 포드가 지난 2013년 도요타와의 하이브리드 기술 제휴를 끊기로 결정했을 때 한 도요타 관계자는 “창업가 가문 사이의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들었다. 멕시코 투자를 포기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투자 우대 등 자사에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낸 포드이기에 그 안에 ‘일본 때리기’가 포함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포드 회장은 지난 10일 디트로이트 국제오토쇼 기간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트럼프와의 최근 대화 내용으로 세제와 환율, 무역을 꼽았다. 세제와 무역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한 지금 다음 타깃은 환율이고 그 화살이 일본으로 향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