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ㆍ중국 소비자가전과 의류기업 등 큰 타격 받을 전망
중국에 배타적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미ㆍ중 무역전쟁이 발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트럼프의 계획이 어떻게 구체화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중국이 보호주의 조치에 보복을 취할 것임은 확실하다.
미국의 제재에 레노보그룹과 ZTE 등 중국 전자제품 수출업체들이 받는 압박이 커지는 한편 중국의 불매 운동으로 나이키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티파니 등 미국 브랜드가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콤인터내셔널홀딩스의 훙하오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람이 미ㆍ중 무역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이를 일종의 ‘블랙스완 이벤트(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재앙이 발생하는 경우)’로 간주한다”며 “그러나 그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포함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합법적인 대통령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한때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물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이를 부인했다. 여전히 중국 공산당 산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0일 트럼프 취임과 관련해 “트럼프의 연설은 무역 마찰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의 조나선 가너 투자전략가는 “만일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에 45%의 관세를 부과하면 MSCI중국지수가 현 수준보다 최대 30% 폭락할 수 있다”며 “그보다 완만한 5%의 관세가 붙으면 증시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훙하오 애널리시트는 “무역전쟁이 가장 치열해지는 시나리오에서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현 수준보다 약 10%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너 투자전략가는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미국 주식이 중국보다 더 잃을 것이 많다”며 “MSCI미국지수 종목 중 약 10%는 적어도 매출의 10분의 1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그 비율이 2%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레토 헤스 글로벌 증시 리서치 대표는 “중국 기업 중에서는 미국 매출 비중이 큰 소비자가전과 의류, 백색가전 등이 무역전쟁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무선기술업체 고어텍과 의류업체 레지나미러클인터내셔널홀딩스는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이다.
암바렐라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미국 반도체기업은 가장 큰 매출원이 중국이다.
한편 헤스 대표는 “중국 소비자들이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당시 그랬던 것처럼 미국 기업에 대해 불매 운동을 펼치면 전기차업체 BYD와 스포츠웨어 업체 안타스포츠 등 현지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비미국 해외 브랜드, 예를 들어 아디다스와 독일 자동차 등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너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맞서는 대신 대타협을 이루면 중국에서는 에너지와 엔터테인먼트 기술 관광 분야 기업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며 “미국은 통신과 반도체사업이 그에 해당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데이비드 추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전략가는 “트럼프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긴장이 시작되면 관련 기업 주식에 대량의 매도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