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 겸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에 “핵협상을 위반하면 우라늄 농축 능력을 부활시키겠다”고 2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이란 고위 관리가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해 언급한 건 처음인데, 이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2015년 미국 유럽 등과 맺은 핵협상이 백지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기간에 버락 오바마 정권의 주요 업적 중 하나인 이란 핵합의가 ‘최악의 협상’이라면서 엄밀히 다시 살펴보고 수정 또는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이란은 핵합의는 다자간 협상의 결과라며 재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살레히 청장은 “트럼프가 핵합의안을 찢어버린다면 이란은 핵합의 이전 상황으로 즉시 돌아갈 것”이라며 “이란은 우라늄 농축 능력을 부활시키는 대안도 있다. 미국은 합의를 위반하면 놀라운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국영TV에 말했다. 이어 그는 “이란은 핵합의안이 깨지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한다”면서도 “그런 날이 오면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정권은 이란 등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시스템을 정비한다고도 표명, 이란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굳히고 있다. 트럼프 취임 이후 하산 로하니 이란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살레히 청장은 “핵 합의는 이란과 세계 각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며 당분간 트럼프 정권의 향방을 파악할 것임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