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은행, 어닝서프라이즈 축포...트럼프 시대 ‘야성적 충동’ 살아나나

입력 2017-01-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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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장약속과 규제완화 전망이 은행 실적 회복 이끌어

월가 대형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면서 이들 은행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성장약속과 규제완화 전망이 월가 은행들의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에 트럼프 시대로 접어들면서 월가 대형은행의 ‘야성적 충동’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23억5000만 달러(주당 5.08달러)로 전년 동기의 7억6500만 달러(주당 1.27달러)에서 늘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 증가한 8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주당 4.82달러 순익과 매출 77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씨티그룹도 지난 분기 주당 순이익이 1.14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1.12달러를 웃돌았다.

두 은행을 포함해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이 모두 실적을 발표했는데 웰스파고를 제외한 모든 은행의 순익이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다. 또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4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1.4%로,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하비 슈워츠 골드만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객들이 미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정책과 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예상하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일일 평균 ‘밸류앳리스크(VAR)’는 지난해 3분기에 5700만 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지난 분기에는 6100만 달러로 뛰었다. 밸류앳리스크는 은행이 특정일에 돈을 얼마만큼 잃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슈워츠 CFO는 “전 세계에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수요가 있는 한 우리는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대형은행 임원들도 트레이딩 전망이 고무적이며 인수·합병(M&A)과 자금조달 등 투자은행 활동을 위한 파이프라인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 용어설명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처음 언급한 것으로 경제가 인간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은 물론 비이성적인 심리에 의해서도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야성적 충동이 나왔다. 오늘날에는 기업들이 경제를 낙관해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 이 표현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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