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45대 대통령 취임식을 사흘 앞두고 성추행과 관련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서머 저보스(42)는 이날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저보스의 변호인인 글로리아 올레드는 지난해 10월 트럼프가 허위 성명으로 저보스를 모욕하고 언어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올레드 변호인은 저보스가 트럼프가 과거에 냈던 성명을 철회하고 성추행 혐의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 소송을 취하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저보스는 2000년대 트럼프가 진행했던 TV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 출연자로 지난해 10월 트럼프가 성추행했다고 폭로한 인물이기도 하다.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지난 10월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미국 연예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진행자인 빌리 부시와 나눈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후 상당수의 여성이 트럼프의 성추행을 당했다며 폭로했고 이는 트럼프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었다.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여성 중 한 명이었던 저보스는 트럼프가 과거 비벌리힐스 호텔과 트럼프타워에서 자신에게 강제로 입 맞추려하고 그를 억지로 안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10년 전에 그녀를 호텔에서 만난 적도 그녀를 부적절하게 대하지도 않았다”면서 오히려 저보스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지속적으로 연락했고 2016년 초에 저보스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그녀의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이은 성추행 피해 폭로에 대해서는 “이런 주장들은 모두 거짓이고 선거가 끝나면 법적 대응을 벌이겠다”고 맞섰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저보스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 즉각 반박하지는 않았다. 다만 호프 힉스 백악관 전략 공보국장 내정자는 저보스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 “글로리아 올레드가 제기한 비슷한 소송 중 하나”라면서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진실은 없다”고 말했다. 올레드 변호사는 트럼프에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한 여러 여성의 변호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