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태양열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 재생에너지 관련 행사에 참석해 향후 수주 내로 300억~500억 달러(약 35조~59조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는 태양·풍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경쟁 입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우디는 2.8기가와트 전력을 생산하는 사우디 최초 상업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해 검토 초기라고 밝혔다. 그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건설 예상 비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FT는 알팔리 장관의 이번 발언은 지난해 러시아 프랑스 한국 등과 원자력 에너지 관련 협력관계를 구축한 이후 사실상 사우디 정부가 원자력에 개발 의사를 처음으로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오는 2023년까지 10기가와트의 전력을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생산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2020년까지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2020년까지 3.45기가와트를 생산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목표치는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에너지 발전 사업의 다각화는 경제개혁 ‘비전2030’ 정책과 관련이 있다. 비전2030은 경제 다변화를 통해 2030년까지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경제개혁은 지난 2년간 저유가 직격탄을 맞은 세계 최대 석유부국 사우디의 고육지책이다. 저유가로 석유 수입이 급감하면서 사우디 정부의 외환보유고는 1000억 달러 넘게 줄어들었고 순채권국이었던 사우디는 지난해 10월에는 175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오일머니를 통해 다양한 복지정책을 펼쳐왔지만 휘발유 보조금 등 복지 비용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우디는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일부 지분을 기업공개(IPO)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