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충격… 삼성 “공정한 법원 판단 기대”

입력 2017-01-16 14:28수정 2017-01-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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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조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검사무실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박영수 특검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 측은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가 됐다”며 침통한 분위기다. 삼성은 초비상 사태를 선언하고, 앞으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16일 삼성 관계자는 “법원이 법과 사실에 입각해서 현명하고 공정하게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과 재계는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까지 고려해 달라고 막판까지 요청했지만 결국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은 뇌물죄 적용 부분에 대해서 무혐의를 확신하고 있다. 청와대의 강요에 못 이겨 최순실 씨 모녀 측에 승마 비용을 지원한 것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결짓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프레임 수사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법원의 영장심사 과정에서 이런 점은 충분히 해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재계와 삼성은 법원이 국민적 분노와 관심이 큰 이번 사안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영장을 발부하지는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죄 적용은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그보다 삼성이 더 우려하는 것은 대기업 총수에 대한 역차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결국 구속되는 시나리오는 삼성으로선 최악이다. 오너 리더십 공백으로 진행 중인 사업 재편이나 인수ㆍ합병(M&A), 지주사 전환 등 굵직한 현안이 모두 중단되는 파국을 피할 수 없다.

삼성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유고 사태가 오면 모든 업무에 크고 작은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리스크가 있는 투자는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 인수를 진두지휘하는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쳐왔다. 삼성은 올 11월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특검수사로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만 주주들은 합병 추진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낸 상황이다.

이에 이 부회장이 미국 현지로 가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의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국내 기업의 해외 M&A 인수건 중 가장 큰 규모로 기대를 모았던 하만 인수는 더욱 부정적인 상황에 몰릴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의 추락도 우려스럽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오너의 구속 영장 청구 소식을 벌써 외신이 긴급 타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100대 브랜드 랭킹에서 7위에 올라 있는 ‘삼성’ 브랜드 가치가 추락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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