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안경 제조업체 룩소티카(Luxottica)가 프랑스의 안경·렌즈 제조업체 에실로(Essilor)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15(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로써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안경·렌즈 산업에서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수·합병(M&A)를 통해 룩소티카의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81) 회장이 합병회사의 단일 최대 주주가 되며 이사회 의장이 된다. 베키오 회장은 합병회사의 3분의 1 정도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허버트 새그니어스(60) 에실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합병회사에서 부회장직을 맡게 된다. 양사 합병은 16일 증시 개장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룩소티카와 에실로는 3년 전에도 합병을 추진했으나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룩소티카와 에실로의 합병 가치는 500억 유로(약 62조7200억원)에 이르며 전체 직원 13만 명에 달하는 기업이 된다. 합병 회사의 매출 합계는 140억 유로에 달한다. 이탈리아 룩소티카는 유명 선글라스업체 레이밴과 오클리, 선글라스 헛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웨어 산업은 소비재 분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전 세계 인구 73억 명 중 63%가 시력교정이 필요하며 이미 19억 명이 선글라스나 컨텍트 렌즈, 시력 교정 수술을 택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등 잠재가능성이 큰 분야로 평가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의 합병으로 900억 유로 규모로 급성장한 아이웨어 산업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루카 솔카 엑산BNP파리바스 전무이사는 “양사 합병이 두 회사 주가에 모두 매우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면서 “합병은 매출과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며 두 회사 간의 경쟁 리스크도 사라지게 된다. 또한 룩소티카의 경우 고령의 베키오 회장의 후계 구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없앨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