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파문’ 밸리언트, 팔수 있는 건 다 판다…2.5조원어치 자산 매각

입력 2017-01-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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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 스캔들로 빚더미에 앉게 된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가 21억 달러(약 2조5174억원)어치의 자산을 매각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를 통해 부채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 약품 부문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밸리언트는 세라비(CeraVe)와 아크네프리(AcneFree), 앰비(Ambi) 등 3개의 자사 스킨케어 브랜드를 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에 13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제약부문 중 덴드리온 항암제 사업부를 중국 산바오그룹에 8억2000만 달러에 넘기기로 했다. 이번 자산 매각은 3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고 피부약, 위장치료제와 안과 약품에 주력하려는 조셉 파파 밸리언트 최고경영자(CEO)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행보다. 파파 CEO는 지난해 5월 밸리언트에 합류했다.

밸리언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이번에 매각된 세라비도 2008년 9500만 달러에 사들였고, 2015년 파산위기에 처했던 덴드리온을 5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그러나 2015년 터진 회계부정 스캔들 여파에 막대한 부채 압박에 시달려왔다.

회계 부정 스캔들 이후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밸리언트의 주가도 추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밸리언트의 기존 사업이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수익은 여전히 감소하고 부채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회사 성장 전망에 대한 비관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자산 매각 소식에 밸리언트의 주가는 6% 넘게 급등했다. 밸리언트가 해당 자산을 과거 매입가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에 되팔 것이라는 우려가 누그러진 영향이었다. 그러나 회사 주가는 최근 12개월간 82% 하락했다.

이번 자산 매각으로 부채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2018년 만기가 도래하는 밸리언트의 부채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웰스파고의 데이비드 마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보고서를 통해 2018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밸리언트의 부채는 38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밸리언트는 이미 상당 규모의 자산을 매물로 내놨다. 밸리언트는 일본 다케다약품공업과 위장질환제 사업부인 샐릭스(Salix) 매각을 협상하고 있다. 양사 협상은 지난해 12월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케다가 100억 달러에 샐릭스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밸리언트는 2013년 인수했던 안과 제품 전문 제약사 바슈롬(Bausch & Lomb)의 안과 수술장비 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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