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국 투자·고용 확대 요구에 굴복…“멕시코 생산 계획 변경은 없어”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협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5년간 미국에서 100억 달러(약 12조45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요다 사장은 미국 주력 차종인 ‘캠리’ 풀체인지 모델도 발표하면서 “우리는 미국에서 현재 13만6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 60년간 22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요타 미국법인의 밥 카터 부사장은 이번 100억 달러 투자가 트럼프의 요청에 부응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이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트럼프의 미국 투자와 고용 확대 요구를 도요타가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5일 트위터에 “도요타가 멕시코 바자에 미국 수출용 코롤라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는데 말도 안 된다”며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거액의 국경세를 물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카터 부사장은 초점이 되는 고용 증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멕시코 생산 계획에 대해서도 “변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짐 렌츠 도요타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미국 제조업·고용 촉진 목표와 관련해 “더 많은 차를 판매할 수 있어서 트럼프가 시도하는 것을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우리는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경쟁력을 확실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도요타는 신형 캠리를 포함해 ‘도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TNGA)’로 불리는 새 설계·개발·생산 통합 플랫폼에 근거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미국 투자도 생산설비와 금형 도입 등에 쓰일 계획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기존 라인에서의 생산성 향상 이외 텍사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북미 새 본사 건설과 인공지능(AT) 연구·개발(R&D) 자회사 설비 투자에도 충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