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IT 등 관련 업계 총출동…2개월마다 회의 소집·연례 다보스포럼서 성과 발표할 예정
자율주행차량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손을 잡았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제안해 글로벌 27개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출범할 예정이라고 1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자동차업계는 물론 자율주행차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IT업계와 보험업계 등 관련 업계 대표 기업들이 총출동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닛산 제너럴모터스(GM) 폴크스바겐 BMW 볼보 등 12개사가 참가한다. 보험 부문에서는 일본의 솜포홀딩스와 미국 리버티뮤추얼그룹 등이, IT 분야에서는 스웨덴의 에릭슨과 미국의 퀄컴, 우버 등이 각각 참여한다. 물류 부문 대기업인 UPS도 합류하며 싱가포르와 스웨덴 정부도 참여할 예정이다.
WEF는 지난 5월 실무팀을 설립해 자율주행차의 미래상을 논의해왔으며, 이 컨소시엄은 이달 미국 보스턴의 도로에서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실증 시험을 시작한다. 르노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파생된 스타트업 누토노미가 시험을 주관한다. 컨소시엄은 실증 시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 공유는 물론 철도와 다른 운송수단에 미치는 영향, 손해보험과 같은 사회 인프라 정비 등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다각적 방면에서 논의를 지속한다. 2개월에 한 번 회의가 소집되며 연례 다보스포럼에서 성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유력 기업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 컨소시엄이 글로벌 공통의 제도나 표준 설립을 주도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불참했고 마찬가지로 참여하지 않은 구글과 포드가 별도로 팀을 이뤄 자율주행차 개발에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기술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버는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캘리포니아 자동차국의 승인을 받지 않아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우버는 자사 서비스가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며 운전자가 탑승하기 때문에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관계당국은 허가 없이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에드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16일 우버 측에 허가를 얻을 것을 촉구했다.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은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자율주행차 기술에 무작정 반대하는 것만은 아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 9월 자율주행차 안전 관련 규정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미시간 주는 지난 9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차 실험과 개발 배치 판매 등 관련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9일 자율주행차 관련 규정 제정, 개발·보급 지원을 위해 이시이 게이이치 국토교통상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략 본부를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