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무장관에 틸러슨 카드 꺼낸 까닭은

입력 2016-12-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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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CEO. EPA연합뉴스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거론된 후보를 놓고 트럼프 진영 내 대립이 장기화하자 이를 서둘러 수습할 목적에서 새로운 후보를 추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정치 경험이 전무한 틸러슨 CEO를 요직인 국무장관 후보로 올린 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오랜 친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틸러슨은 크림반도 병합으로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당시 반대한 인물로, 트럼프는 틸러슨을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포석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틸러슨은 버락 오바마 정권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존 케리 현 국무장관처럼 정치 경험이 전무하고 외교 능력도 미지수라는 게 문제다. 새 정부 역시 북한 핵·미사일 개발문제나 국제법을 무시한 중국의 남중국해 문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탕 등이 핵심 현안인 가운데 외교 경험이 없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을 그가 보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에서는 국무장관 후보로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이외에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럴리 전 CEO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 펜스 차기 부통령과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후보 중 롬니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진영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켈리안 콘웨이가 “대선에서 트럼프 비판에 앞장섰던 롬니를 국무장관 자리에 앉히면 지지자들이 배신감을 가질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롬니를 대신할 인물을 찾기 위해 후보군을 계속 늘렸고, 결국 틸러슨과 멀럴리 CEO까지 물망에 오르게 됐다. 펜스와 프리버스는 2018년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인선을 진행했지만 콘웨이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정권의 얼굴인 국무장관 인선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대사 인선을 먼저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다만 엑손모빌 주식 1억5000만 달러 가량을 보유한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 지명되면 이해상충 문제로 의회 인준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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