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 트럼프 역풍에 30년 강세장 종료

11월 1조7000억 달러 증발로 사상 최악 성적

무려 30년간 강세장을 누렸던 글로벌 채권시장의 전성기가 도널드 트럼프발 역풍을 맞아 하루아침에 끝이 났다.

글로벌 채권시장 흐름을 추적하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글로벌채권종합지수는 지난달 4% 하락해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1월 한 달 간 채권시장에서 사상 최대액인 1조7000억 달러(약 1990조 원)가 증발,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이 6350억 달러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56bp(bp=0.01%포인트) 올라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2.44%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시장의 강세장이 막을 내린 건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재정지출 정책을 펼쳐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한 영향이 크다. 여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몇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면 글로벌 중앙은행은 향후 국채 매입 규모를 더 줄일 수 있다.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2주간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펀드에서 107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긴축 발작 이후 가장 큰 유출이다.

닛코자산운용의 로저 브리지스 금리·외환 수석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많은 투자자가 강세장이 끝나가기 시작했다고 믿는다”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내년 1월에 2.7%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8일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어 채권시장은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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