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지주사 ㈜LG는 1일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 역할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본준 부회장은 기존 신성장사업추진단장 역할에서 더 나아가 주력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사업 발굴ㆍ확대를 지원하는 등 사업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함께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를 주관하며 이끌어 가게 된다고 LG는 설명했다.
LG 측은 구본무 회장이 그룹 경영 총괄체제를 변동 없이 유지하며,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 인사 등 큰 틀의 의사결정과 주요 경영사안을 챙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는 LG가 실질적으로 구본준 체제를 본격 가동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실상 구본무 회장은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고, 구본준 부회장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주력 계열사 핵심사업에 대한 장악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LG는 “구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장기화,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자회사들이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속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사업 전개와 효율적인 성과창출을 위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주력 계열사 CEO를 역임했던 구 부회장의 경험과 추진력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구본무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LG는 설명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그룹의 양대 축인 LG전자와 LG화학을 모두 아우르며 그룹의 신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그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한 구 부회장은 지난해 지주사로 자리를 옮겼고, LG화학 이사로서 LG생명과학의 합병 등을 진두지휘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올해로 38세인 구광모 LG 상무로의 장자승계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입사 10년째인 구 상무는 올해 전무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수차례 나왔지만, 지주회사인 ㈜LG에 남아 경영수업을 더 쌓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가 구본준 효과를 내기 위해선 구 부회장의 카리스마적 리더 면모와 그룹 특유의 인화를 중시하는 문화와의 융합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