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번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제안 사항들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이 새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할 지 관심이 주목된다.
27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9일께 이사회를 열고 엘리엇의 주주 제안에 대한 입장과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때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11월 말까지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방향성을 정리하는 것이므로 확정적인 안은 아니다"고 했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논란 등으로 삼성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호의적이지 않은 가운데, 이날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더라도 엘리엇 제안에 대한 회사의 기본 입장이나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은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엘리엇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선택 가능성이 높은 최선책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룹 내 삼성전자 지분율이 약 18.12%(의결권 없는 자사주 12.78% 제외)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제약과 순환출자 규제로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한 삼성전자의 지배력 확대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 인적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 통과를 위해서는 외부주주, 특히지분율 50%를 상회하는 외국인 주주 상당수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주환원 정책 제시, 인수합병,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이뤄지면 분할을 위한 주총에서 주주 동의를 끌어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 폭의 확대 등이 점쳐진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 중에서는 주주환원 재원에 대한 기존의 가이드라인인 '잉여현금흐름(FCF)의 30∼50%'를 상향조정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